한국에서의 웹2.0
요즘 들어 자칫하면 한국에서 웹2.0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제 블로그에 자주 들러주시는 분들께선 아시겠지만, 저는 그간 국내외 웹2.0에 관련된 이슈와 서비스들을 쭉 관찰해 오고 있었습니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미국에서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선 오픈 API도 별다른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고, 매쉬업이라고 부를 만한 서비스도 별반 다른게 없으며, 아직도 위키피디어의 한국어 페이지는 영문권에 비하면 빈약하기 짝이 없는 수준입니다. 웹2.0의 선도자라 할 구글마저도 우리나라에선 그 명성에 비해 말도 안되게 낮은 검색어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여러가지야 굳이 제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다들 잘 아시는 바이고, 그것을 밝히는 것이 이글의 목적도 아니므로 줄이겠습니다만, 정작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의 높은 인터넷 사용 인구 비율과 포털 사이트의 댓글에서 볼 수 있는 활발한 참여 문화를 고려해 볼 때 '사용자의 참여'를 기반으로 한다는 웹2.0식의 한국서비스가 아직도 그다지 많이 개발되지 않고 있다는 것과, 소개되었다 하더라도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어낸 케이스가 드물다는 것입니다. 과연 우리가 웹2.0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일까요? 아니면 웹2.0이 정말 알맹이가 없는 걸까요? 그도 아니면 웹2.0은 미국적 환경에서만 잘 먹히는 걸까요?
하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보면 긍정적인 신호들도 없진 않습니다. 블로고스피어는 계속 팽창하고 있으며, 훌륭한 글이 많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포털검색에서도 찾기 어려운 잘 정리된 정보를 블로그 검색에서 얻게 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지난 번 글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미국의 웹2.0'이 한국에서 - 아직 작긴 하지만 - 잘 정착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워드프레스(WordPress)인 태터앤컴퍼니, 한국의 테크노라티(Technorati)인 올블로그, 한국의 블로그라인스(Bloglines)라 할 한RSS, 한국의 넷바이브(Netvibe)인 WZD 등.
귤화위지(橘化爲枳)?
미국 웹2.0 서비스의 한국판을 만들었다고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특정 서비스를 거론하는 것은 애써 개발하신 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까봐 삼가야 겠습니다만, 몇몇 서비스는 분명 미국에선 큰 성공을 거둔 모델임에도 한국에선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물론 내외적인 여러가지 요인이 있었겠습니만, 가장 큰 이유는 어쩌면 '어설픈 한국화'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한국화를 하는 과정마저 웹2.0식으로 사용자의 참여를 적극 반영했어야 했는데, 그저 내부에서 만들어 외부에 제공한다는 웹1.0식의 비즈니스 프랙티스를 탈피하지 못하고, '생산자로부터 사용자에게로'라는 단방향적 접근방법을 썼기 때문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어쨌든 이것은 결과적으로 귤이 물건너 오니 탱자가 된 격이라 하겠습니다.
그 중 가장 아까운 것이 소셜북마킹입니다. 소셜 북마킹과 그 서비스의 기본인 태깅, 즉 폭소노미는 웹2.0의 본질적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집단지성'을 가장 잘 구현한 사례로 꼽힙니다. 소셜 북마킹은 사람들이 개인적인 목적으로 모아 둔 북마크와 그에 부여된 태그로부터 '집단지성'을 이끌어내는 구조를 만들어 사용자가 선별해 둔 웹페이지를 모아 보여줍니다. 소셜 북마킹은 웹서핑의 가장 기본적인 행위인 검색과 북마킹, 즉 '찾고', '기록해두기' 를 제공하는 가치있는 서비스입니다. 그것이 구현하는 '집단지성'의 모습도 단순한 '협업' 수준을 넘어선 무언가 진짜 '집단지성', 또는 '집단적 지능'에 가깝다고 여겨집니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에선 - 만연한 펌문화 탓인지 - 대표적인 소셜 북마킹 서비스라 할만한 것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일전에 저도 소개했듯 올 4월 경쟁적으로 오픈한 네이트 미니채널과 네이버 블링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Bookmarkr.net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니채널은 네이트 통과 상충하는 서비스가 되어 발목을 잡혔고, 블링크는 자사의 사용자를 기반으로 많은 링크를 모았습니다만 블로그에만 한정되어 있습니다. 야후 허브도 좋은 서비스입니다만 아시다시피 여전히 야후의 사용자 기반이 너무 약하고 연관태그만 너무 강조되어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다음이 9월경부터 운영하던 다음 즐겨찾기를 본격 홍보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뉴스나 만화를 보러가는 미디어라고 뿌리박힌 포털에 대한 인식과 포털이 내놓는 잡다한 서비스는 무겁고 불편한 것뿐이라는 사람들의 고정관념 때문에 빠르게 저변을 확대하고 있지는 못한 듯 합니다.
모두 나름대로 '한국식'의 소셜 북마킹을 만들어 보려 했는데 잘 안됐습니다. 왜 그럴까요? 역시 탱자가 되어야 하는 운명일까요? 그래서 우리 대다수는 아직 소셜 북마킹이 만들어내는 집단지성의 혜택을 본격적으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 다음 포스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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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8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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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fortytwo.co.kr/tt/entry/마가린의 코멘트 중에 숨겨두신 이스터에그가 더 있음을 감지하고 검색에 들어갔습니다.. 이스터에그가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흥미로운 링크들을 몇가지 알아냈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