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의 포스팅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그간 오프라인의 생업에 닥친 천재지변의 여파를 정리해야 했어서 정신이 없기도 했고, 그 덕에 조금 오래 블로깅을 쉬다보니 간간이 글을 끄적여 놓고도 깔끔히 완성하지도, 발행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역시 관성의 힘이란 것이...^^
여튼 최근 며칠 블로고스피어를 달구고 있는 두가지 이슈와 관련해서 제 최근의 생각들을 나름 기록해 두는 것이 가치가 있겠다 싶어 몇 자 적어 봅니다.
1. 던킨 도너츠
테크노라티의 폭발적 성장에 큰 역할을 했던 그 유명한 미국의 크립토나이트 사건의 한국판이 될 수 있을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처럼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까? 가 우선 첫번째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
"전선에 참전"을 포스팅하신 콜로넬 계곡 2nd stage처럼 많은 블로그들이 "참전 선언"을 하고 계시는군요. 여러분의 깨어있는 의식과 용기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냅니다. 링크가 힘입니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과연 이런 블로거스피어의 움직임을 주류언론에서 (밈 트랙킹을 통해)
또 다시 이슈화를 시킬까? 입니다. 미국에서 크립토나이트 사건이 블로거의 승리로 끝나게 된데는 역시 주류언론의 참여가 큰 힘을 발휘했습니다. 한국적 상황에서 더욱 그러함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
또 다시"라고 말씀 드린 이유는 (제가 느끼기에) 많은 블로거께서 이번에
'비를 사랑한 소금 이야기가 있는 사진관' 으로 부터 시작된 이야기들을 통해 던킨 도너츠의 위생 문제를 비로소 아시게 된 듯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지난 4월 6일 '
좋은 나라 운동 본부'에서 먼저 보도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4월 25일 위생 문제와는 별도로
관세사 수입 신고의 오류를 이유로 2개월 영업정지 시키는 것으로 어물쩡 넘어가려한 정황이 있습니다.
여튼 현재의 이슈는 던킨 도너츠의 business operation에서의 이슈뿐 아니라, 던킨 도너츠 혹은 던킨 도너츠의 홍보 대행사, 아니면 (한국에 벌써 그런 류의 업태가 있는 지는 모르겠으나) 위기관리 전문회사의 이미지/위기 관리 프랙티스의 이슈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제대로 이슈화가 되어 사회 전체의 합의가 어떻게 이루어 질지, 어떤 방향으로 결말이 날지 매우 귀추가 주목됩니다. (피에르 레비는 집단 지성을 "어디에나 분포하며, 지속적으로 가치부여되고, 실시간으로 조정되며,
역량의 실제적 동원에 이르는 지성"이라고 정의했지요.)
(던킨 도너츠 사례에서 또 재미있는 것은
김국현님의 framework 대로 확실히 현실계와 이상계는 마치 다른 나라처럼 분리되어 간다는 겁니다. 제한된 시간과 주목의 자원, 그리고 정보 유입 경로의 차이점으로 인해. 또는 이걸 디지털 디바이드라고 해야 하려나요? 저는 현실계, 이상계, 환상계의 구분이 더 마음에 듭니다. 각각의 세계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심리학적 성향도 정말 큰 차이를 보이는 걸로 봐서 시간이 지날수록 김국현님의 탁월한 식견에 감탄하게 됩니다.)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언제 들불처럼 일어날 지 모를 특정 업체에 대한 네티즌/블로거의 적대적 여론을 체크하는 것이 (미국에서처럼) PR회사의 또 하나의 서비스 영역으로(chargeable한^^) 발전되어 가거나, 그것만을 전문으로 하는 서비스 업체가 생길 거라는 겁니다. PR계에 또 하나의 outsourced player layer가 생길 수도 있겠죠. 이런 회사는 프리랜서의 조합으로도 가능하고 ,기계화도 가능합니다. 따라서 재밌는 솔루션도 (
이미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보다는 나은 alert system의) 개발되겠죠. 특히 한국처럼 높은 시장 점유율의 포털이 검색을 제대로 잘 잡아주지도, 밈을 반영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선 능숙한 웹서퍼, 한국 웹스피어/블로고스피어/커뮤니티의 구조와 특성을 아는 사람이 크게 가치를 낼 수 있는 일일 겁니다. 초창기의 테크노라티도 기업이 사람들이 자신에 관해 뭐라고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을 중요한 valuepropostition으로 내세웠었죠. 혹시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business arm이 테크노라티에 이미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보다 세련된 위기관리 방법도 개발되어 가야 할 것입니다. 여튼 이런 서비스는 마치 보험과 비슷한 성질이 있어 기업을 상대로 하면 나름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겁니다. CAPS나 SECOM 같은 것이죠.^^
2. 한화
한 달이나 지나서 이슈화된 점이나, 이슈화된 과정, 진행 과정에 몇 가지 석연찮은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짚는 것이 이 포스트에서 하고자 하는 바는 아닙니다. 제가 주목하는 것은 이런 사건들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여태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일정부분 패배주의에 사로잡힌 인식도 마주치게 됩니다.)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빠르게 또 바쁘게 성장해 온 만큼 우리는 매일 눈을 뜨면 또 다시 쏟아지는 다양한 이슈와 달라진 세상에 적응하기 급급했습니다. 당연히 특정 이슈를 꾸준히 붙들고 있기엔 우리가 가진 자원이 너무 한정적이었습니다. 그 결과로 냄비근성이라는 자아비판을 머릿속에 묵직하게 달고 살았지요. 하지만 어느정도 plateau에 이르러 가는 시대인 이제는 조금 다른 행동 양식이 필요할 듯 합니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않는다" 같은. 로마인도 그랬다지요. 몇백년전의 일이라도 반드시 빚은 갚아야 했으나, 항복하면 용서해 주는...
물론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습니다. 누구도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 살 수는 없습니다. to err is human이죠. 하지만 어떤 직종의 사람은 실수를 해서는 안되는 사람도 있으며, 그 실수가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엄청난 직책도 있습니다. 특히 사람의 생명이나 다른 사람의 인생을 다루는 직업에서는...
의도한 바와는 다르게 이야기가 조금 이상하게 흘렀습니다만^^, 여튼 정보의 바다이며, 사람들의 어탠션을 먹고 사는 웹이란 도구를 가지게 된 우리에겐 이제 위에 언급한 일들을 기록해 둘 만한 장치가 웹의 어딘가에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잊지 않도록, 또 필요할 때 찾아보도록, 어떤 일이 닥쳤을 때 판단의 보조자료가 되도록 할만한 페이지나 사이트가 있으면 유용하지 않을까요? 게다가
이 포스트에서 보듯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잘 정리해둔 분에게는 경제적인 보상이 돌아가는 시대마저 도래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LetsNotForget.co.kr 이나 ForgiveButDontForget.co.kr 이나WeAreNotStupids.co.kr이나 WoorigaBabonya.co.kr 혹은 Blacklist.co.kr 같은 도메인을 잡아 잊지 말아야할 사건들의 기록을 만들거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나간다면 어떨까요? 최근에만 해도 어디 한 둘 이었습니까? 모 대학 병원의 사건, 정부가 공개한 성범죄자 명단, 비자사기 여행사 명단...(이미 인터넷 사기 판매자 리스트를 모아둔
theCheat.co.kr이란 사이트도 있지요.)
사실 한국에서 이렇게 정보를 잘 정리한 웹페이지를 만드는 것은 여태 포털의 몫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잘 정리된 정보는 아직 대부분 엔터테인먼트와 학술쪽인 듯 합니다. 조금 더 실용적인 정보는 여기 저기 bits and pieces로 흩어져 있어 아직 깔끔하게 정리되지 못한 것이 많은 듯 합니다. 그리고, 특히 롱테일에 속하는 정보는 더욱 그렇죠.
이런 식으로 웹에 있는 다양한 정보를 이런 저런 컷으로 나누고 정리해 두면, (예를 들어
이렇게) 그것이 자신에게 뿐 아니라 그 정보를 원하는 (롱테일에 속하는?^^)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고 심지어 경제적인 인센티브까지 있다면, 이것은 어느 정도 청년실업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우리는 더 나은 세상에 살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단 검색이 제대로 되어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아무튼 그렇게 할 수 있는 환경은 이미 조성이 되어있고, 되어가는 듯 합니다. 이것이 에드센스류의 광고 네트워크가 가져오는 또 다른 긍정적인 효과겠죠. (구글이 애드센스 매출에서 게재자에게 나누어 주는 비율이 크다는 내용의 포스트를 보았었는데 못찾겠네요.)
말씀드렸듯 이것은 여태 포털사의 내부 편집인력이 하던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롱테일에 속하는 정보들은 그것에 직접적인 관심을 가진 개인이 더 잘 정리해 둘 수 있겠죠. 그리고 그것이 검색 결과에 노출되어 방문자가 발생하고 수익도 발생하다면 사람들에겐 더 좋은 인센티브가 되겠죠. 이것이 정체되어 있는 한국의 웹 환경에 다시 활력을 불어 넣는 프로젝트가 될 지 누가 압니까? ^^
또는, 생각을 확장한다면, 정말 시간과 열정이 있는 누군가가 네이버 지식인류의 사이트의 내용을 잘 정리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 네이버 지식인에 있는 지식 혹은 정보는 누구의 소유도 아니지요. 그것이 문자의 형태로 표현되어 있는 형식이 네이버의 서버에 있을 뿐이고, 정확히 그 단어들의 조합에 저작권이 붙어 있는 거겠지요. 하지만 누군가 그것을 다시 깔끔하게 정리해 나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혹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네이버 지식인의 정보를 정리해 나갈 플랫폼을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선 독자적인 광고 네트워크나 혹은 애드센스를 이용해서 실제로 정리한 사람과 그 정보로 인해 발생한 수익을 나누는 구조를 적용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까진 네이버 지식인에 글을 올린 댓가로 사용자는 내공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네이버는 그것으로 검색에서 우위를 점하고 검색트래픽에서 수익을 창출하여 독점적으로 향유하지요. 만약 그 수익을 지식을 올린 사람이 받아가는 구조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 네이버 지식인에 있는 정보는 이미 새로운 것이 아니니 말입니다. 그러면 "
삽질의 사회화 이익의 사유화"의 틀을 깨게 될까요? 한국에서 위키피디어의 대안이 될까요? 새로만들어지는 Q&A 류의 서비스는 새로운 지식을 모으려 하지 말고 차라리 기존에 공개된 지식을 정리하도록 사람들을 독려하는 편이 나아 보입니다.
아마 조만간 UCC의 시대를 지나 정리의 시대로 들어가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우리에게 시장 점유율이 높은 공정한 검색 서비스가 있다는 가정하에^^)
오랫만에 글을 쓰자니 잘 정리도 안되고 난잡합니다.^^ 용서하세요.
이제는 조금씩 힘을 내서 포스팅을 해 볼까 합니다. 그간 따라잡지 못했던 블로고스피어의 이슈도 좀 따라 잡고, 밀린 읽을 거리도 좀 읽고.. 주제 넘게 여러 분들 앞에서 발표했던 내용도 차근차근 정리를 해 볼까 합니다. 집단지성, 대중의 지혜에 관해서도.
좋은 주말 보내세요.